전쟁의 비극으로 탄생된 비무장지대

이제 살아있는 DMZ를 소개합니다.

민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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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선, 민간인 출입통제선

1953년 7월 27일, 한반도를 비극으로 물들인 6.25전쟁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피난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서로 총을 겨눈 채 싸늘한 냉전 대치 중인 남북의 상황이었습니다.

1954년 2월, 미 육군 제8군사령관 직권으로
남방한계선 바깥에 5~20km의 보이지 않는 선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선에 의해
DMZ와 인접한 지역에 민간인이 접근하는 것을 규제했습니다.

민간인통제선은 당시 그어진 보이지 않는 선,
귀농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58년 6월
국군이 군사분계선 방어 임무를 담당하며
귀농선이란 명칭을 민간인통제선으로 바꾸었고,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습니다.

1959년 6월,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인근 주민들에게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라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최근까지 민간인 통제 구역은 몇 차례의 조정을 거쳐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축소되고 있으며,
현재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제5조에 따라
군사분계선 이남 10km이내로 정해져 있습니다.

민간인통제선 10km 남방한계선 2km 군사분계선, 민간인통제선 - 남방한계선 민간인 통제구역

전쟁이 갈라놓은
또 하나의 심리적거리

군대도 무기도 없는 비무장 지대를 가려면
우리의 발을 멈추게 만드는 군인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는 비무장지대를 가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반드시 무장 지대를 지나야 하는 것입니다.
남북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평화의 땅, DMZ가 존재하지만
그 일대는 여전히 위험이 존재합니다.

민통선 검문소

DMZ는 탄생과 동시에 한반도에 몇 개의 선을 그려놓았습니다.
휴전선, 남방한계선, 민간인 통제선,
민간인 통제선은 가장 남쪽에 있는 선이며
우리가 느끼는 남북간의 심리적 거리를 보여주는 선입니다.

그만큼 남북이 가까워질 때마다
민통선은 점점 북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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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이 도사리는 곳,
그곳에서도 사람은 살아간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 민간인 통제선을 넘어 DMZ에는
두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남쪽에 대성동 자유의 마을이
북쪽에는 기정동 마을이 존재합니다.

정전협정 당시 민간인 거주지를 두기로 합의하에 만들어진 마을
두 마을간 거리는 불과 1.8km
눈으로 서로의 마을을 확인 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인 통제구역에 들어가면
민통선에도 마을들이 있습니다.
민통선내 427개의 마을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민통선이 북상하여 해제된 마을도 존재하고
사람들이 떠나가 사라진 마을도 있습니다.

삐라

매일 울려 퍼지는 대북선전방송을 들으며,
지뢰를 피해 농사를 짓고,
서로에게 넘나드는 삐라를 줍던 마을 사람들.

전쟁이 끝난 마을 사람들에게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 철책보다 더 힘든 것은
먹고 사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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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자연도 모두
평화를 꿈꾸는 삶의 공간

드넓은 벌판 위로 천연기념물인 두루미 떼가 날아오르고,
수풀 속을 헤치며 먹이를 찾는 산양과 사향 노루가 살고 있는 곳,
우리가 알고 있는 DMZ의 모습은 대부분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철원 평야,
열목어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두타연,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회가 보호하는 습지에 등록된 대암산 용늪,
모두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습니다.

민간인통제구역 독수리

먹고 사는 것이 더 힘들었던 마을, 지뢰가 매설된
논 밭을 갈구고 차디찬 철책을 마주하며 가꾸어 온 마을.

민통선의 마을은 이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마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평화를 꿈꾸며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저 너머, 북녁에 있는 고향에 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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